개구리가 진흙에서 생긴다고?
파스퇴르의 연구실에서 끝낸 '자연발생설'의 논란!
여러분은 1798년 제너에 의하여 인간은 미생물에 의한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질병이 일어나는 이유도 모르는 채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던 시절입니다.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를 밟았다고요? 그래도 그건 아니지요. 자연현상을 완벽히 이해하고 과학이 발전한 역사는 없습니다. 제너는 당시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과 스스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뒤에 실제로 실험을 통하여 그러한 현상이 언제라도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공로가 인정되는 것입니다. 제너의 종두법 발견을 시기한 당대의 논란에 대해서도 기회가 되면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진 출처: Photo by The New York Public Library on Unsplash
파스퇴르와 코호의 시기에 이르러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파스퇴르와 코호의 시대에는 전염병의 원인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수준의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선 파스퇴르의 연구에 대하여 설명해 보겠습니다.
파스퇴르는 자연발생설, 즉 모든 생명체는 저절로 생겨난다는 학설을 틀렸다고 증명해 낸 사람입니다. 나일강이 범람한 뒤에 개구리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개구리가 진흙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항아리에 밀을 넣어 두고 여기에 땀에 절은 셔츠를 넣어 두면 21일 뒤에 쥐들이 생겨난다고 믿었습니다. 그것도 다 큰 생쥐들이 생겨났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연발생설을 증명하기도 하고 또 다른 방법으로 그 학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도 발표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파스퇴르는 플라스크에 고기국물을 넣고 뚜껑을 닫지 않은 채 펄펄 끓인 다음에 플라스크의 목을 백조의 목처럼 S자 모양으로 휘어 놓았습니다. 원래의 플라스크라면 공기 중의 미생물이 그 입구를 통하여 들어가서 자라게 되면 맑은 고기국물이 뿌옇게 변하게 됩니다. 그러나 휘어 놓은 플라스크의 경우에는 미생물이 날개가 있어서 날아 들어가지 않는 한 플라스크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 결과 미생물 조차도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여 자연발생설을 부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도 미생물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파스퇴르는 공기 중에 돌아다니는 미생물을 이미 알고 있었고, 포도주가 시어지는 일이 포도주에 불필요한 미생물이 살고 있기 때문인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온살균법, 즉 영어로 pasteurization이라는 포도주의 품질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불필요한 미생물만 죽이는 방법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https://www.pasteurbrewing.com/the-question-of-spontaneous-generation/swan_neck_flasks_from_pasteurs_laboratory_20100504_1041371577/
앞에서 설명하였습니다만, 파스퇴르는 약화된 닭의 콜레라 균을 통하여 면역현상을 관찰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현상을 발견하였는데, 백신을 처리한 닭의 혈액과 그렇지 않은 닭의 혈액의 차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여 백신을 처리한 닭의 혈액에서 분리한 혈청은 콜레라 균을 응집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A형, B형, AB형, 또는 O형의 혈액형을 판별하는 방법을 아시겠지만, 슬라이드에 배양한 균을 떨어뜨리고 여기에 면역혈청을 섞어주면 응집현상이 일어납니다. 당연히 백신을 처리하지 않은 닭의 혈청은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파스퇴르는 백신의 효능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너의 경우에는 이러한 과정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설령 있었다 하더라도 천연두는 바이러스에 의하여 발병하는 전염병이기 때문에 현대의 광학 현미경 (평균 1,000배)으로도 관찰 할 수 없습니다. 즉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병원체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닭의 콜레라균은 세균(영어로는 박테리아)이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얼마든지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clipartkorea.co.kr
혈청이라는 말이 갑자기 튀어 나왔습니다. 혈액은 액체 성분과 혈구와 같은 고체 성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혈액을 채취하여 그대로 두면 피가 엉기면서 덩어리가 생깁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선지가 바로 그것이지요. 선지 덩어리를 제거하면 맑은 액체가 남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혈청이라는 것으로, 여러분들이 매실청이니 모과청이니 하는 경우와 동일한 청입니다. 청이란 맑은 액체란 뜻이고, 혈청은 영어로는 serum이라고 쓰는데, 화장품 업계에서 자꾸 세럼이라합니다만, 영어로 읽으면 씨-럼이라고 읽는 것이 맞습니다.
제너가 백신을 발견하던 시절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파스퇴르에 이르러 엄청난 과학적 진보를 이루게 됩니다. 다음에는 코호의 연구실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 보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