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파감염?
정말 소설 쓰는 이야기

백신을 3차까지 모두 맞았는데 코로나로 확진되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방송에서 돌파 감염(突破 感染; break-through infection)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면역력이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의 방어벽을 뚫고 들어왔다는 말입니다만, 사실은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면역력이 생기지 않았다는 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사진 출처: Photo by Tai's Captures on Unsplash
우리 몸의 면역력은 백혈구 중에서도 임파구라고 하는 아주 정교한 세포들에 의하여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항원 하나하나를 정확히 구분하고, 한 번 면역 반응이 일어나게 되면 침입한 병원미생물들이 없어질 때까지 끊임없이 공격하게 됩니다.
생체의 반응 중에 실무율(悉無律; all-or-none)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외부의 자극이 어느 수준에 이르기 전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100%로 반응한다는 내용입니다.

① 여러분이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데, 유치원생 정도의 아이들이 공놀이 하다가 실수로 던진 공에 맞았다면 화를 내시겠습니까? 회색 부분은 어느 정도의 병원 미생물이 침입하더라도 우리 몸은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 부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② 접촉사고가 났는데, 상대방이 다짜고짜 화부터 내며 덤벼들면, 여러분은 아마도 같이 언성을 높이면서 절대로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상대하지 않겠습니까? 분홍색 부분입니다.
③ 앞에 가는 검정 승용차가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가질 않고 서 있습니다. 빨리 가라는 의미로 경적을 짧게 울렸습니다. 그러자 네 문이 열리면서 검은색 재킷에 머리를 바짝 깎아 올린 이른 바 깍두기들이 내립니다. 여러분은 그저 얼어붙을 수밖에 없겠지요? 노란색 부분입니다.
위 그림에서 회색과 노란 부분은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회색 부분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난다면, 별것도 아닌 것에 벌컥 화를 내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며, 면역학적으로는 과민반응(hypersensitivity)이라고 합니다. 갑자기 항원이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정도로 과량 침입하게 되면 면역시스템도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면역학적 관용(immune tolerance)이라고 말합니다.
분홍색 부분에 해당하는 면역반응은 그 병을 이겨낼 때까지 지속됩니다. 경우에 따라 병원미생물의 힘이 막상막하가 되면 이른 바 만성질환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마치 휴전을 앞둔 전선처럼 밀고 밀리면서 싸우는 것이지요.

사진 출처: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 생겨서 원래 사용된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그 모양이 달라졌기 때문에 백신으로 생겨난 면역 시스템이 변종을 몰라보고 있다면, 변종에 대해서는 면역력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굳이 돌파감염이라는 말로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면역 시스템도 아주 비슷한 경우에는 실수로 면역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만, 면역 시스템의 정교함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섭니다.

사진 출처: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요즈음에는 또 스텔스 오미크론 변종이라는 말이 등장하였습니다. 이번에 새로운 개념의 백신이 소개되었는데, 변종이 생기면 바로바로 그에 대응하는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획기적인 발상이었지만, 설령 백신을 만든다 하더라도 또 다시 전 국민이 최소한 두 차례 이상 접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이 과연 획기적인 발상인가에 대해서도 한번 짚어보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모쪼록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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